지름길은 없다
세상에서 가장 편지를 잘 쓰는 사람을 꼽으라면, 저는 주저 없이 제프 베조스를 떠올립니다.
그는 해마다, 일면식도 없는 수많은 주주들에게 편지를 씁니다.
그 한 해 아마존이 배운 교훈을 진심 어린 문장으로 압축해 통찰을 전합니다.
2017년 아마존의 주주서한의 일부를 함께 읽어보죠.
“물구나무를 완벽하게 서려면, 6개월이 걸립니다.”
물구나무서기. 유튜브에 검색하면 “2시간 만에 서는 법”, “일주일 안에 마스터하기” 같은 영상이 넘쳐납니다. 하지만 베조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는 친구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그녀는 ‘완벽한 물구나무’를 목표로 요가 수업을 듣고, 혼자 연습도 해봤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전문가에게 수업을 받기로 합니다. 첫 수업에서 들은 말은 이랬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2주만노력하면 물구나무를 마스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정말 혼자, 완벽하게 서고 싶다면, 매일매일 빠짐없이 연습해야 하고 그게 최소 6개월은 걸려요.”
베조스의 결론은 분명합니다. 높은 성취를 이루고 싶다면, 높은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기준을 제대로 세우려면, 현실적인 시간과 노력을 정확히 계산할 줄 알아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목표가 높아서가 아니라, 그 목표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수고를 과소평가하기 때문입니다. 6개월 걸릴 일을 2주 안에 끝낼 수 있다고 믿으면, 3주째 되는 날 대부분 포기하고 맙니다.
우리는 흔히 ‘지름길’을 찾습니다. 빠르게, 쉽게, 효율적으로.
하지만 정말 높은 목표라면, 지름길은 없습니다.
오히려 지름길이라는 착각은 목표 자체에 대한 회의로 이어집니다.
“내가 너무 무리한 걸 바란 건 아닐까?”
“애초에 이 길이 맞는 걸까?”
그럴 때 필요한 건 목표를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정직하게 바라보는 것입니다.
정말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게 지금 나에게 물구나무처럼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그저 오늘 하루, 어제보다 나아지는 수밖에 없습니다.
Every single day.
지루한 연습의 날들,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는 날들이 언젠가 그 목표를 현실로 만들 겁니다. 그리고 그날, 당신이 처음 마음먹었던 그 순간만이 이 모든 여정을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물구나무에도 건투를 빕니다.
부디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간 오늘이 되기를.